Grogile이라는 이름은 GrowthAgile을 합친 말입니다.

Growth는 기업이 원하는 결과입니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매출을 만들고, 조직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것.

Agile은 그 성장을 만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답을 정해놓고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고, 잘못된 가설은 수정하고, 반응이 있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IT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했고, Product Manager로 제품과 시장 사이의 접점을 다뤘으며, Scrum Master로 애자일 워크플로를 조직 안에 적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애자일이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조직이 여전히 긴 기획서, 긴 개발 기간, 긴 의사결정 구조에 익숙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저는 Scrum Master 자격까지 취득하며 애자일과 스크럼을 깊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가장 강하게 다가온 것은 단순히 '빨리 일한다'는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매력을 느낀 것은 작게 시작하고, 실제 반응으로 검증하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다음 실행을 바꾸는 방식이었습니다. 거대한 계획을 먼저 세워 모든 것을 한 번에 완성하려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에게 실제로 가치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접근법은 IT 제품 개발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해외 영업을 했던 경험을 돌아보니, 해외 영업도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세일즈야말로 애자일이 필요한 영역이다."

해외 진출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어떤 국가가 맞는지, 어떤 바이어가 반응할지, 어떤 메시지가 통할지, 가격과 조건에서 어디가 병목이 될지 처음부터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많은 기업은 여전히 해외 진출을 매우 무겁게 시작합니다. 큰 시장조사 보고서를 만들고, 거대한 전시회에 참가하고, 수백 개 바이어 리스트를 사고, 영문 브로슈어를 만든 뒤 기다립니다.

하지만 해외 영업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준비를 많이 했는가'가 아닙니다. 실제 바이어가 반응했는가입니다.

그로자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로자일의 핵심 철학은 '전략 보고서에서 끝나는 자문'이 아니라 시장 검증, 메시지 정리, 리드 발굴, 아웃리치, CRM, 세일즈 파이프라인 운영, 첫 거래 지원까지 연결된 실행 파트너에 있습니다.

애자일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애자일은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1년 2월, 미국 유타주의 Snowbird 스키 리조트에 17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당시 널리 사용되던 문서 중심, 계획 중심, 무거운 개발 방식에 대한 대안을 논의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 Agile Manifesto였습니다. 이 모임에는 Extreme Programming, Scrum, DSDM, Adaptive Software Development, Crystal 등 다양한 방법론의 대표자들이 참여했습니다. (agilemanifesto.org)

애자일 선언문은 네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합니다. 공식 Agile Manifesto는 다음 네 가지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고 말합니다.

  • 프로세스와 도구보다 개인과 상호작용
  • 포괄적인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 계약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
  • 계획을 따르는 것보다 변화에 대응하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자에 있는 것들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선언문도 전자에 있는 항목들에 가치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후자의 것입니다. 즉, 문서도 필요하고 계획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 고객과의 협력,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입니다.

이 관점은 당시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에 대한 중요한 전환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처음에 요구사항을 크게 정리하고, 긴 기간 개발하고, 마지막에 결과물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고객 요구는 계속 바뀝니다. 시장도 바뀌고, 경쟁사도 바뀌고, 사용자의 기대도 바뀝니다. 처음에 세운 계획이 끝까지 맞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애자일은 묻습니다.

'처음 계획이 맞다고 가정하고 끝까지 밀고 갈 것인가?'
아니면
'작게 만들어 보여주고, 고객 반응을 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조정할 것인가?'

저는 이 질문이 해외 영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자일은 '빨리빨리'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애자일이 소개될 때 종종 오해가 생깁니다. 애자일을 단순히 '빠르게 일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애자일의 본질은 속도 그 자체가 아닙니다.

애자일의 본질은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Agile Alliance는 애자일을 '변화를 만들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으로 설명합니다. 또한 불확실한 환경에서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어떤 불확실성이 있는지 파악한 뒤, 진행하면서 적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애자일은 무작정 빨리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작정 많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애자일은 더 엄격한 방식입니다. 왜냐하면 매번 실제 결과를 보고, 그 결과를 기준으로 다음 행동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획서에 적힌 대로 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실제로 반응했는지 봐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것이 실제로 쓰이는지 봐야 합니다. 우리가 보낸 메시지가 실제로 답장을 만드는지 봐야 합니다.

애자일 선언문의 원칙 중 하나는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일찍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원칙은 개발 후반의 요구사항 변경도 환영하며, 변화를 고객의 경쟁우위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들은 애자일이 단순히 빨리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완벽한 답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고, 고객 앞에서 검증하라."
"계획은 필요하지만, 고객 반응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
"크게 실패하기 전에 작게 배워라."

Scrum Master로 일하며 배운 것

애자일을 실제 조직에 적용할 때 자주 사용되는 프레임워크 중 하나가 스크럼입니다. Scrum Guide는 스크럼을 '복잡한 문제에 대해 적응형 솔루션을 통해 가치를 만들도록 돕는 가벼운 프레임워크'라고 정의합니다. (Scrum Guide)

스크럼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 우선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실행합니다.
  • 결과를 확인합니다.
  •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봅니다.
  • 다음 실행을 조정합니다.

스크럼에는 세 가지 중요한 축이 있습니다.

  • 투명성, Transparency — 일의 상태와 결과가 보이는 상태여야 합니다.
  • 점검, Inspection —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 적응, Adaptation — 문제가 보이면 가능한 한 빨리 조정해야 합니다.

진짜 애자일은 조직이 더 빨리 배우고, 더 빨리 조정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외 영업에서도 처음부터 거대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다음 질문을 먼저 해야 합니다.

  • 이 시장의 어떤 고객이 우리 제품을 필요로 하는가?
  • 그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로 접근해야 하는가?
  • 어떤 채널로 접촉해야 답장을 받을 수 있는가?
  • 가격, MOQ, 인증, 납기 중 어디에서 병목이 생기는가?
  • 실제 바이어 반응을 기준으로 다음 액션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만든 것이 그로자일의 실행 시스템입니다.

왜 세일즈에 애자일을 접목해야 할까

세일즈는 겉으로 보면 결과 중심의 영역입니다. 매출, 계약, 미팅 수, 견적 요청 수, 파이프라인 규모 같은 지표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불확실합니다.

특히 해외 영업은 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잘 팔린 제품이라고 해외에서 같은 메시지로 팔리지는 않습니다. 미국 바이어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과 일본 바이어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유통 구조와 가격 민감도는 다릅니다.

그런데 많은 기업은 이 불확실성을 '더 많은 준비'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더 두꺼운 시장조사 보고서. 더 긴 회사소개서. 더 많은 바이어 리스트. 더 많은 전시회 참가. 더 많은 번역 자료.

물론 준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준비만으로는 시장을 알 수 없습니다. 시장은 접촉해야 알 수 있습니다. 바이어와 대화해야 알 수 있습니다. 답장이 오지 않는 이유, 관심을 보이는 이유, 샘플을 요청하는 이유, 가격에서 멈추는 이유를 기록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일즈에 애자일을 접목하면 좋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큰 비용을 쓰기 전에 작은 실험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처음부터 현지 법인, 대형 전시회, 대규모 광고를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타겟 바이어 50~100개를 정의하고, 2~3개의 메시지를 테스트하고, 응답률과 미팅 전환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응이 없다면 시장이 틀렸을 수도 있고, 타겟이 틀렸을 수도 있고, 메시지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유를 빨리 배우는 것입니다.

둘째, 고객의 언어를 더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기업이 생각하는 강점과 바이어가 반응하는 강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력'을 강조했지만, 바이어는 '납기 안정성'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프리미엄 품질'을 강조했지만, 바이어는 "소량 테스트 가능 여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애자일 세일즈는 이런 반응을 기록하고 메시지를 계속 조정합니다.

셋째, 영업이 개인의 감각이 아니라 조직의 자산이 됩니다.

해외 영업이 대표나 한 명의 담당자 머릿속에만 있으면 반복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누가 어떤 바이어에게 연락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 어떤 답장이 왔는지, 다음 액션이 무엇인지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업이 감이 아니라 시스템이 됩니다.

넷째, 실패 비용을 줄입니다.

해외 진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닙니다. 늦게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미 큰돈을 쓴 뒤에야 "이 시장은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손실이 큽니다. 반대로 작게 검증하면 실패도 학습이 됩니다. 한 시장에서 배운 메시지, 가격 반응, 바이어 질문은 다음 시장의 전략이 됩니다.

Lean Startup에서도 불확실한 환경에서의 진척을 '검증된 학습, validated learning'으로 본다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최소한의 실행을 통해 고객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외 진출은 더 이상 "크게 준비한 뒤 한 번에 도전하는 일"이어야만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반응을 확인하고, 배운 것을 기반으로 다음 실행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로자일은 성장하고 싶은 기업이 더 애자일하게 해외 시장에 접근하도록 돕습니다.

성장은 목표이고, 애자일은 방식입니다.
그로자일은 그 둘을 연결합니다.